운필 셰이라는 소설 · 연애편 내 서재
운필 · 첫 번째 이야기
時日月年 甲庚乙丁 申申巳丑

셰이라는
소설

初稿
연애편 · 결말까지 집필 완료

판권

저자
셰이
집필
2026. 07. 03
장르
연애 · 소설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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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Ⅰ

나는 어떤 사람인가

핵심 기질 · 매력 · 플러팅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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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김셰이다.

사람들은 나를 처음 만나면 대체로 비슷한 말을 한다. 말이 똑 부러진다거나, 생각보다 차분하다거나, 혼자서도 잘할 것 같다는 말이다. 실제로 나는 웬만한 일은 혼자 해결한다. 부탁하기 전에 내가 먼저 해보고, 안 되면 그때 사람을 찾는다. 그래서 친구들은 나를 꽤 단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연애만 시작하면 내가 조금 달라진다.

며칠 전에도 친구와 카페에서 밥을 먹다가 휴대폰을 뒤집어 놓았다. 친구가 물었다.

“너 요즘 누구 만나?”
“아니.”
“그럼 왜 휴대폰을 그렇게 엎어놔?”

나는 잠깐 생각하다가 말했다.

“신경 쓰이니까.”

친구가 웃었다.

“너 연애할 때 진짜 웃긴 거 알아? 평소엔 아무한테도 관심 없는 사람이 갑자기 한 사람 연락 시간까지 기억하잖아.”

맞는 말이었다. 나는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이 했던 말을 꽤 자세히 기억한다. 좋아하는 음식, 싫어하는 말투, 바쁜 요일 같은 것도 자연스럽게 외운다. 대신 “보고 싶어” 같은 말을 쉽게 하지는 않는다. 대신 그 사람이 바쁘다고 하면 밥은 먹었는지 묻고, 늦게 들어간다고 하면 조심히 가라고 한다. 나한테는 그게 더 자연스럽다.

.

플러팅도 비슷하다. 나는 대놓고 꼬시는 쪽이 아니다.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한참 본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아주 아무렇지 않게 말을 던진다.

“그 일 잘하던데. 원래 그렇게 잘해?”

칭찬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말이다. 상대가 웃으면 나도 웃는다. 그때 눈을 조금 오래 마주친다.

그게 내 방식이다.

평소에는 선을 잘 지키는데,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그 선을 아주 조금씩 좁힌다. 상대가 알아차릴 만큼만 다가가고, 먼저 손을 내밀지는 않는다.

사람들이 보는 나는 차갑고 독립적인데, 좋아하는 사람이 보는 나는 의외로 세세한 걸 챙기는 사람이다. 아마 그 차이 때문에 나를 어렵게 느끼다가도 한 번 가까워진 사람은 쉽게 멀어지지 못했던 것 같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한번 마음을 주면 생각보다 오래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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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Ⅱ

지나간 인연들

반복하는 패턴 · 내적 갈등의 근원 · 과거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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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 지나간 인연들

그 사람을 만났던 때는 하루하루가 정신없이 흘러가던 시기였다. 내 생활도 바빴고, 그 사람도 자기 일이 많았다. 처음부터 거창한 만남은 아니었다. 몇 번 같이 이야기하고 밥을 먹으면서 조금씩 가까워졌다.

나는 그 사람이 마음에 들었다. 자기 일을 잘했고, 혼자서도 잘 지냈다. 무엇보다 나를 지나치게 붙잡지 않았다. 나는 그게 좋았다.

처음에는 연락이 조금 늦어도 괜찮았다.

“오늘 바빠?”
“응. 좀 정신없었어.”
“알겠어. 끝나고 연락해.”

정말 괜찮았다.

문제는 내가 그 사람을 점점 더 좋아하면서 시작됐다.

연락이 늦으면 이유가 궁금해졌고, 말투가 평소와 조금만 달라도 신경이 쓰였다. 답장이 짧은 날에는 내가 뭘 잘못했나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먼저 묻기는 싫었다. 내가 너무 매달리는 사람처럼 보이는 건 싫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상한 일이 생겼다.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 하루 종일 그 사람의 연락을 기다렸다.

어느 날 밤에는 세 시간 동안 답장이 없었다. 나는 휴대폰을 책상 위에 놓고 일을 하다가 다시 확인하고, 물을 마시다가 또 확인했다. 그러다 결국 메시지를 하나 보냈다.

“바빠?”

답은 십 분 뒤에 왔다.

“응. 미안. 오늘 너무 정신없었어.”

별일 아닌 말이었다. 그런데 나는 이미 마음속에서 혼자 열 번쯤 싸운 뒤였다.

우리는 가까워졌다가 멀어지기를 반복했다. 붙어 있을 때는 좋았지만, 관계가 흔들릴 때마다 서로의 방식이 달랐다. 나는 확실한 태도를 원했고, 상대는 조금 더 두고 보는 쪽이었다.

결국 어느 날 내가 먼저 말했다.

“우리 지금 무슨 사이야?”

상대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그 침묵을 보는 순간 알았다. 내가 원했던 답은 이미 나오지 않을 거라는 걸.

나는 그 자리에서 관계를 정리했다. 집에 돌아와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씻고 침대에 누웠다. 그런데 휴대폰을 뒤집어 놓고도 한참 동안 다시 뒤집지 못했다.

나는 놓고 싶어서 놓은 게 아니었다. 더 상처받기 전에 내가 먼저 끊은 것이었다.

그 뒤로 나는 한동안 사랑을 시작할 때마다 같은 질문을 했다.

이번에는 내가 덜 좋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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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Ⅲ

끌리지만 아닌 사람

잘못된 끌림 · 만나면 안 되는 사람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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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 끌리지만 아닌 사람

나는 이상하게 능력 있는 사람에게 약하다.

자기 할 일을 알아서 하고, 말이 많지 않은데 자기 생각은 분명한 사람. 사람들 앞에서 괜히 튀려고 하지 않는데도 이상하게 눈에 들어오는 사람. 그런 사람을 보면 처음부터 조금 신경이 쓰인다.

문제는 그런 사람들 중에 나와 잘 맞지 않는 사람도 많았다는 것이다.

특히 애매한 사람에게 약했다. 연락을 잘하다가 갑자기 사라지고, 다시 나타나서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구는 사람. 좋아한다는 말은 하지 않으면서 행동으로는 기대하게 만드는 사람. 나는 그런 태도가 싫다고 말하면서도 이상하게 그런 사람에게 더 오래 마음이 갔다.

한번은 그런 사람과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다.

“우리 다음 주에도 볼까?”

내가 물었다.

상대는 웃으면서 말했다.

“시간 되면 보자.”

나는 그 말을 듣고도 웃었다.

“그래.”

집에 와서는 바로 친구에게 전화했다.

“나 이 사람 이상하지?”

친구가 한숨을 쉬었다.

“이상한 거 알면서 왜 계속 만나?”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상대가 나를 확실하게 잡지 않으니까 오히려 내가 확인하고 싶어졌다. 나를 좋아하는지, 얼마나 좋아하는지, 내가 없어도 괜찮은지 자꾸 알고 싶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연애가 아니라 시험을 보는 것처럼 되어 있었다.

그제야 나는 알았다.

내가 끌리는 사람과 나에게 맞는 사람은 꼭 같은 사람이 아니었다.

나는 나보다 강해 보이는 사람에게 끌렸지만,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사람까지 원하는 건 아니었다. 내 독립성을 존중하면서도 필요할 때는 분명하게 말해주는 사람을 만나야 했다.

그 차이를 인정하고 나서야 이전과는 다른 사람을 상상할 수 있었다.

잘못된 끌림은 심장이 빨리 뛰게 만들었지만, 내가 진짜 원하는 관계는 숨을 편하게 쉴 수 있는 관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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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Ⅳ

운명의 상대

이미지 · 만남 시기와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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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 운명의 상대

서른 무렵, 내 생활이 크게 바뀌는 일이 생겼다. 일 때문에 새로운 곳을 자주 오가게 됐고, 그 과정에서 교육을 하나 듣게 됐다. 원래라면 귀찮아서 미뤘을 일이었지만 그때는 이상하게 신청을 했다.

그 사람은 그곳에서 처음 만났다.

첫인상은 아주 평범했다. 깔끔하게 입고 있었고, 자세가 반듯했다. 말이 많지는 않았는데 질문을 받으면 대답을 정확하게 했다. 괜히 아는 척하지도 않았다.

수업이 끝난 뒤 내가 자료를 정리하고 있는데 그 사람이 다가왔다.

“이거 파일로도 받을 수 있어요?”
“아마 받을 수 있을걸요.”
“그럼 혹시 보내주실 수 있어요?”

나는 잠깐 그를 봤다.

“네.”

그날 저녁 연락이 왔다.

“고마워요. 오늘 설명해주신 것도 이해하기 쉬웠어요.”

예전 같았으면 여기서부터 상대의 말투를 분석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러지 않았다.

며칠 뒤 우리는 자연스럽게 밥을 먹게 됐다. 그는 내 이야기를 듣다가 내가 말을 멈추면 재촉하지 않았다. 내가 내 일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을 때도 “그래야죠”라고 했다.

그게 좋았다.

이전에는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붙잡아야 안심이 됐다. 그런데 이 사람은 나를 붙잡지 않으면서도 떠날 사람처럼 행동하지 않았다.

어느 날 내가 말했다.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이 꼭 필요해.”

그가 대답했다.

“알아요. 나도 그래요.”

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나는 그 사람 앞에서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았다. 연락이 늦어도 이유를 추측하지 않았고, 바쁜 날에는 각자 자기 일을 했다. 그런데 다음에 만났을 때 관계가 그대로 이어져 있었다.

그제야 알았다.

진짜 좋아하는 사람은 나를 불안하게 만들어서 계속 생각나게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내가 나답게 있어도 옆에 남아 있는 사람이었다.

그 사람은 화려하지 않았다. 대신 따뜻했고, 책임감이 있었고, 결정해야 할 때는 망설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처음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이번에는 내가 애써 붙잡지 않아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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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Ⅴ

함께 만드는 미래

결혼 생활 · 가족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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Ⅴ · 함께 만드는 미래

결혼하고 몇 년이 지나도 우리 집은 아주 조용할 것 같다.

물론 조용하기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침마다 누가 먼저 일어날지를 두고 티격태격할 것이고, 주말에 뭘 먹을지를 두고 한참 고민할 것이다. 나는 내 일을 하고 그는 자기 일을 하면서 각자 바쁘게 지내다가 저녁이 되면 자연스럽게 같은 식탁에 앉을 것이다.

우리는 서로의 시간을 꽤 많이 존중한다.

내가 혼자 있고 싶은 날에는 굳이 따라오지 않고, 그가 자기 일이 있는 날에는 나도 묻지 않는다. 대신 중요한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서로에게 말한다.

가족 문제도 마찬가지다.

양쪽 집안에서 의견이 달라지는 일이 생기면 우리는 각자 부모님에게 설명하되, 우리 둘 사이의 결정부터 맞춘다. 누구 편을 들기보다 우리 가정의 기준을 먼저 세우려고 할 것이다.

어느 날 아이가 생긴다면 집은 지금보다 훨씬 시끄러워질 것이다.

나는 아이가 뭘 잘하는지 빨리 찾아내고 싶어 할 것 같다. 책을 사주고, 배우고 싶은 게 있으면 가능한 한 해보게 할 것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아이가 질색하며 말할지도 모른다.

“엄마, 나 좀 내버려 둬.”

그러면 나는 잠깐 입을 다물 것이다.

그리고 남편이 옆에서 웃으며 말할 것이다.

“당신, 너무 열심히 가르치려고 하지 마.”

나는 억울해서 대답할 것이다.

“나는 그냥 도와주려고 한 건데?”
“그게 애한테는 숙제처럼 느껴질 수도 있잖아.”

나는 투덜거리면서도 결국 한 발 물러날 것이다.

그게 우리 집의 방식일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완전히 바꾸지는 않지만, 너무 앞서가면 한 사람이 잡아주고 너무 무너지면 다른 사람이 받쳐준다.

나는 여전히 내 일이 중요하고 혼자 생각할 시간도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게 외로움과 같은 뜻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예전에는 사랑을 확인하려고 상대를 자꾸 바라봤다.

앞으로는 옆을 보면 될 것 같다.

그 사람이 거기에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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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라는 소설 · 연애편

“내가 가장 정확하게 안다고 믿었던 한 사람을, 어쩌면 나는 처음부터 단 한 번도 제대로 이해한 적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사람을 쉽게 믿지도, 쉽게 좋아하지도 않는 한 사람이 자신에게만 다정해지는 누군가를 만나며 처음으로 답이 없는 문제와 마주한다. 운필의 작가가 셰이의 사주를 마지막 장까지 먼저 읽고 쓴 첫 번째 이야기.

“쉽게 열지 않지만, 한 번 열면 오래 가는 사람의 연애”

운필당신의 운에, 우리의 필을 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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